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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 만남/건강 및 심리

남인숙의 어른수업, 건강한 인간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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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숙의 어른수업

 

 

인간관계에 대한 주제는 어렵다.

우선, 자신에 제대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정답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성현들의 말, 학식이 높은 사람들의 명언을 들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의 말은 너무나 위대하다. 

그에 비하면 나의 고민은 사소하고 찌질하다.

어른스럽게 혹은 어른답게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늘 찜찜하기만 했다.

 

세 장으로 구분하여 인간관계에 대한 실용적인 조언을 준다.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작가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된다.

 

주변 사람들과의 사소한 베풂과 잡담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전제라는 것을 배웠다.

친구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관계에 서툰 나에게 작가의 말을 기억시키고 싶은 부분을 발췌했다.

순전히 내 관점에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만 골라서 옮겨 적었다.

어려운 인간관계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명쾌한 대답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인간관계에 대한 기본 전제

p.20 베풀기

자신은 주기만 할 뿐 받지는 못하는 사람이라고 힘들어하는 이들을 자주 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이용한다고 슬퍼합니다. 하지만 주는 걸 의식하고 돌려받지 못하는 걸 알아챌 정도로 주는 것 자체가 건강하지 않은 일입니다. 베풀고 곧 잊어버릴 수 있을 만큼만 베푸는 게 관계를 잘 누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입니다. 

 

 

 

 

p.29 타인에게 사심 없이 주기

뭔가를 주고 싶은 그때의 마음만 진심이면 될 뿐, 자신의 손에서 나가는 것을 기억에 뚜렷이 새기는 사람은 참 매력이 없습니다. 내 마음이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어느 한계 이상은 주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타인에게 동전 하나 사심 없이 건넬 마음밭이 못 된다면 그 좁은 마음을 넓히는 게 먼저입니다.

 

 

 

 

p.38 만나면 재미있는 사람의 특징

만나면 재미있는 사람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호기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심 없이 나를 궁금해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은 정말 재미있으니까요. 그건 소위 '신상 털이'라고 하는 정보 캐내기 하고는 다릅니다. 사람들의 급을 나누고 자신과 비교하기 위한 얕은 정보에만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오히려 경계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상대가 자신과 다른 눈으로 접하는 세상에 호기심을 가지는 사람이 정말 재미있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말을 재밌게 하는 사람보다 자기 말을 재밌게 들어주는 사람을 만날 때 훨씬 큰 재미를 느낍니다. 

 

 

 

 

p.49~50 인맥 만들기

인맥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은 '연결' 그 자체에만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이 만나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연결 자체는 의미가 없습니다. 단순한 만남이 인맥으로 연결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맥을 원한다면 먼저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만날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나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이 되면 힘들이지 않아도 인맥이 만들어집니다.

 

 

 

 

p.56~60 대화는 마음의 걷기 운동 - 대화하지 않으면 정서적 부작용이 생긴다

너무 효율적인 인생을 사는 어른이라면 편한 관계에서는 긴장을 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묘하게 이렇게 생각을 바꾸면 의미가 닿는 화제도 늘어납니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관심 있는 주제로 대화하는 시간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것입니다. 

 

할 말이 없다는 건 넓게 보면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으면 질문을 통해 소재가 나오고, 사회에 관심이 있으면 정보성 소재가 넘쳐납니다. 그래서 대화를 잘하고 화제가 끊이지 않는 사람은 호기심이 있는 사람입니다. 

 

 

 

 

p.62~69 친구란 무엇인가?

관계의 문제는 대개 자아의 문제입니다.

친구가 없다고 고민하는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친구를 '영혼의 동반자'쯤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친구란 그냥 '만나서 시간을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인생에서 시간은 가장 소중한 것인데 그걸 뚜렷한 이득도 없이 만나서 소진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입니다. 상대방의 모든 면을 다 좋아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럴 수도 없고요. 한두 가지라도 마음에 드는 면이 있고 나머지 단점이 내게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면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선입견과는 달리 이런 정도의 관계만으로도 인생은 충분히 살 만해집니다. 

 

사연 안에서의 동료처럼 생일에 챙겨주는 사람이 많은 이들은 관계를 보다 가볍게 맺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틀림없이 받는 것보다 훨씬 많이 베풀 것이고, 겨우 얼굴이나 아는 정도의 관계로 선물을 보내온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관계를 맺는 것은 사람에 따라서 굉장히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 사람이 선택한 삶의 태도라고 생각하면 될 뿐 부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계에 대한 갈증은 사실 타인에 대한 갈증이 아닙니다. 그래서 없던 관계가 생긴다고 해서 해갈되지 않습니다. 직관적으로 말하자면, 괜찮은 사람으로서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게 관계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보다 사람들과 자주 마주칠 수 있는 환경으로 옮기는 것 정도입니다. 그래서 관계에서 문제를 느낀다면 자아의 결핍을 살피고 돌보는 게 먼저인 것입니다. 

 

 

 

 

p.73~77  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로운 '자존형 인간' 

평소 적당한 에너지를 투자하면서 적정 관계 수준을 유재해야 인간관계 생각을 덜하게 됩니다.

 

자존형 인간들은 타인과 함께 있을 때 다정하고 친절합니다. 하지만 만날 때 말고는 그 사람 생각을 잘하지 않습니다. 미리 준비한 선물이나 이벤트로 감동을 주려 애쓰기보다는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해 줍니다. '이 사람이 진심으로 나를 대하는구나'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러나 만나는 시간 외에는 자기 삶에만 집중하며 잦은 소통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낍니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관계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두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갈증이 큰 사람들이 대부분 하는 고민이 '관계가 깊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말로는 얕은 관계만이라도 괜찮다고 하지만 실제 원하는 수준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인생의 괴로움이나 속 이야기를 나누어야 꼭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설혹 그게 맞다고 해도 '진짜 친구'여야만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가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관념이 오히려 ㅗ간계의 장벽이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자존형 인간들은 얕은 관계에서도 만족감을 얻기 때문에 아쉬움도 없습니다. 

 

자존형 인간은 관계에서 좋은 것을 더 해주기보다는 실수를 덜 하는 데에 마음의 에너지를 더 씁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잘해주는 게 관계에 좋은 태도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상대에게 상처와 실망을 주는 실수를 최소한으로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자유롭게 쉬면서 이완된 상태를 즐기더라도, 타인과 함께할 때는 신경을 써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안 해도 될 말을 하는 사람, 인색하게 구는 사람, 습관적으로 지각해서 상대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은 불필요하게 감정의 빚을 져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곤 합니다. 관계에 의존적인 사람일수록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어서 환심을 사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어차피 한정된 에너지라면 실수를 안 하는 쪽으로 힘을 쓰는 것이 더 영리한 관계법입니다. 

 

자존형 인간들의 의외의 특징 중 하나는 생각보다 말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자존형 인간들은 관계에 있어서도 현재에 중심을 두는 태도를 가진 듯합니다.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않고 '지금' 함께 있는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를 즐길 때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관계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으니까요. 

 

 

출처 - Pexels

 

 

 


인간관계에 대한 나만의 진심

 

 

p.87 스스로 '내면 아이' 성장시키기

'평생 선한 척하다 들키지 않고 죽으면 그게 바로 선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우화 작가 이솝)

 

천성이 선하거나 어린 시절 사랑을 충분히 받아 저절로 호의가 샘솟아야만 괜찮은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평생 괜찮은 사람인 척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며 그럴 수 있는 사람을 어른이라고 부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p.92~96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자기 생각을 말하는 법

상대방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나의 의견을 분명히 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긍정어를 쓰는 것입니다. 만약 직장 동료가 '점심으로 짜장면 어떠세요?' 이렇게 제안할 때 '저는 짜장면 싫어요'라고 부정어로 말한다면 말 한 사람이 무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짜장면 좋지요. 전 오늘 백반이 더 땡기는데 그건 어떠세요?'하고 긍정어로 말한다면 분명하게 의사 표현을 하면서도 기분 상하지 않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단, 이렇게 말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의견이 명확해야 합니다. 긍정어로 말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취향, 감정, 생각 등을 분명히 한정해 놓고 있어야 합니다. 이쪽에서 뚜렷한 방향이 없다면 내 의견이 저쪽에서 진지하게 수용되지 않는다고 원망할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을 더 잘 들어줬으면 하는 욕구가 있다면 우선 자신의 내면에서 생각을 정리해 놓는 습관을 들여놓는 게 분명 도움이 됩니다. 

 

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그가 내 바람대로 움직여주기 바란다면 이유를 성실하게 설명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이 일을 15일까지 해서 넘겨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16일에 행사가 시작이어서 15일 오전까지는 꼭 받아봐야 합니다. 부탁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p.113~118 인간관계가 끊어질 때 나를 돌아보기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붙잡는다' 

이것이 <논어>, <맹자>, <순자> 등 대표적인 유교 경전에 몇 번이나 등장하는 금과옥조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붙잡는다는 것은 원래는 집착 없이 사람을 대하는 관용적인 태도를 말합니다. 관계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이 오랜 금언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가 많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서', '내가 저 사람을 좋아하니까'와 같은 이유로 내 쪽에서만 애를 써 관계를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관계는 흐르는 것이고 때로는 누구에게도 잘못이 없더라도 인연이 끊기기도 합니다. 

 

영원히 지속될 관계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물론 우리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관계를 잃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면 치열한 자기반성도 해야 합니다. 그러나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 즈음이면 이제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냥 서로의 인생이 달라지면 누구의 잘못 없이도 이런 일은 생깁니다. 

 

친구는 한 때 그 사람과 같은 준거집단에 속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상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그런 친구와 서로 처지가 달라지면 거리감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 정서적 거리가 물리적 거리와 겹쳐질 때 인연은 서서히 멀어지곤 합니다.누군가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이렇게 생각하시어 담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이 사람과 함께 한 내 인생의 한때가 지나가는구나.'

인생의 다음 시기에는 또 그때의 여러분과 어울리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너무 쓸쓸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p.121 직장에서의 태도 - 비호감 성격 바꾸기

다듬어진 말과 행동을 하는 걸 가식적인 거라고만 해석하고 또 그대로 산다면 그만큼 거친 팔자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편하게 살기 위해 억지로 남에게 잘 보이며 살아야 하는 거냐고 억울해할 것까지 없습니다. 꼭 나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저마다 자기 몫을 해내려 고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조금만 친절하게 굴어도 되지 않을까요? 

 

보통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성격을 말할 때는 태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도는 생각과 행동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자신의 팔자를 바꾸고 싶다면 태도를 수정하면 되는 것입니다.

 

여러 종류의 일터를 관찰해 보면 30대 중반까지는 태도가 나빠도 실력이나 근성으로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 시간이 갈수록 그들은 사라져 갑니다. 사회에서 일가를 이루고 오래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는 이들의 의외의 공통점이 물 흐르듯 유연하고 푸근하게 사람을 대한다는 것입니다. 대외적으로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가 형성돼 있는 유명인들도 그렇습니다. 위압감이나 카리스마 같은 것은 이해관계에 직접 얽히는 극소수만 목격하게 되지요. 그렇게 태도가 다듬어져야만 그 자리까지 가는 동안 견딜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p.131~134 서운한 감정을 느낄 때 나를 돌아보기

서운함을 자주 느낀다면 자신의 시야가 좁아 자기중심적인 면이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자기중심적이니 자신의 입장에서 부족한 게 있으면 거기서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피어나는 것입니다. 

 

자아가 약해도 서운함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과 판단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니 상대에게 의사 표현을 하거나 무던하게 넘기는 대신 '상대방도 딱히 잘못이 없고 나도 잘못이 없는 그 경계 어딘가'의 감정인 서운함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관계 의존성이 높은 성향인 사람도 서운함을 자주 느끼곤 합니다.

우리는 서로 어울려 살아야 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모두가 저마다 외로운 존재입니다. 기본적으로 혼자 자신의 삶을 잘 일구어 산다는 생각을 중심으로 삼고 호의를 주고받는 관계를 '감사한 덤' 정도로 여기는 게 외로움과 함께하는 방법의 정석입니다. 타인이 아닌 나에게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관심사로 놓으면 타인에게 큰 기대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의식하며 서운함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더라도 실질적이거나 감정적인 보답을 받는 걸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돌려받지 않아도 될 만큼만 주고 기대도 하지 않지요. 

 

저는 서운함을 자주 느끼는 자기감정을 알게 되었다면 관계의 폭을 넓혀보라고 권하곤 합니다. 관계의 수가 적을수록 거기에 의존할 가능성도 커지고 그 관계 안에서 지나치게 예민해지기 쉽습니다. 그 관계가 무너질 때 자아를 지탱하기 어려울 만큼 타격이 크기도 합니다. 

 

 

 

 

 

p.155 직장 인간 관계 - 직장 친구?

직장이 친구 만드는 곳이 아니라는 걸 늘 기억해 두는 것이 관계의 기본입니다. 

단언컨대 직장은 친구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다녀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그건 직장이 생업을 위해 붙박이로 있어야 하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아야 하는 것이 전제인 친구라는 관계와 생업의 배경인 직장의 조합은 시작부터가 모슨입니다. 양보하기 곤란한 이익과 관계의 충돌 지점을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 상대건 매일 만나고 소통해야 하는 곳이라 직장에서는 모두와 그럭저럭 잘 지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작용을 할 때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직장 안에서의 인간관계도 업무의 일부인 셈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사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여러분이 직장에서 누군가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면, 그건 상대방 입장에서 추가 수당도 없이 업무가 늘어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직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자기 일을 잘하면서 적당히 친절하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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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업무 범위가 아니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거절할 줄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표현이 서툴고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자꾸 해 보면 익숙해지게 됩니다. 지금 내 일만으로도 벅차다, 그건 내 업무 범위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필요한 말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여기서 거절보다 더 주의할 건 '태도'입니다... 직장은 친구를 사귀는 곳은 아니지만 원한을 사서도 안 되는 곳입니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가 쌓이면 실제로 불이익도 받게 됩니다. 

 

직장 안에서 소통할 때는 너무 돌려 말하지 않고 분명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습관을 가져 보세요. 그리고 그런 내용은 무례하거나 적대적으로 들리지 않는 화법에 담습니다. 

 

 

 

 

p.166~167 직장에서 소외감을 느낄 때

직장이나 학교 등 특정 목적으로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그 안에서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아무 이유 없이 나를 마뜩잖아하고 누군가는 아무 이유 없이 나를 좋아합니다. 그걸 인정하고 나대로의 삶을 잘 사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특히 직장이라는 장소는 더 그렇습니다. 직장은 행복해지려고 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이 있어도 그러려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원한을 갚아야 하는 정도의 사이만 아니면 됩니다. 

 

인생의 모순은 여기서도 작동합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걸 못 견디며 안달하는 상황일수록 사람들이 떠나가기 쉽습니다. 부정적인 면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의 감정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유형이라면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 힘을 쓰기보다는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나'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 자신하고 더 친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살 수 있을까?'

나 자신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하고 더 많은 것을 알아내면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저절로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냥 사이가 별로 안 좋을 수도 있다는 것,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무던히 지내는 것은 생각보다 유용한 삶의 태도입니다. 

 

 

 

 

 

p.170~174 직장에서는 눈치가 곧 효율성

고맥락 문화권인 한국에서는 소통에서 눈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그것이 효율과 비용 절감에 기여한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주고받는 일상의 메시지 안에는 사실 우리도 의식하지 못하지만 잘 알고 있는 합의 사항들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일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하는 것은 함축적인 소통 문화의 덕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직 문화에서 눈치가 없는 사람들의 불통은 곧바로 동료들의 스트레스로 이어집니다. 보통이라면 무난하게 지나갔을 업무가 이 사람들 때문에 두 번 세 번 해야 하는 짐 덩어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효율이 습관이 된 사람들은 직장 밖에서도 소통에 눈치가 없는 사람들에게서 쉽게 답답함을 느낍니다. 

눈치를 배우는 일은 이래서 필요합니다. 

 

눈치를 배워 키운다는 것은 사실상 내 머리 안에 데이터를 쌓는 직업입니다. 여기에 반드시 타고난 공감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출처 - Pexels

 

 


인간관계에서 나를 지키기

 

p.186 착취자들 타깃에서 벗어나기

누군가와 신뢰를 쌓으면 부탁을 할 수 있는 쿠폰이 생깁니다. 그런데 아직 쿠폰이 생기지 않은 관계인데 부탁을 한다면, 그 사람이 예사롭지 않은 것입니다. 

 

관계에 있어서 장벽을 너무 촘촘하게 세워놓은 사람일수록 그것을 기어이 비집고 들어오는 건 일반적인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립된 관계 속에서 산다는 것은 착취자들이 아주 좋아하는 조건입니다.

 

착취자들의 타깃이 되는 사람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수동형 가짜 착함'에 중독돼 있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부탁을 거절할 때는 정서적인 불편함이 필연적으로 따라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된 것으로 혼동합니다. 그 불편함을 견디지 못해서 마지못해 하는 선택들이 나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이것을 '가짜 착함'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p.194~198 가까운 사람에게서 마음이 멀어질 때

1단계. 절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세요.

2단계. 손절하지는 말고 거리를 조절해 보세요.

3단계. 시간을 두고 관계를 지켜보세요.

 

주변에 깊고 얕은 관계의 사람들이 다양하게 있으면 구멍투성이니 삶이 조금은 메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 함께해서 뚫린 구멍이 의외로 다른 사람의 엉뚱한 면으로 메워지기도 하고, 사람이 바뀌는 반대 상황도 벌어집니다. 

 

사람을 조종하고 이용하려 드는 악인만 아니라면 사람의 다면적 인격은 충분히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속 판결을 내리고 손절의 과정을 밟기 전에 한 사람의 여러 면들을 좀 더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미리 생각해 둘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좁은 세상에서 누구와든 명확하게 갈라선 관계를

가진다는 건 생각보다 불편한 일입니다.

그게 힘들어서 자신의 생활 범위를 좁혀

고립되다시피 사는 이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 때문에 자신을 그렇게 살게 두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비합리적입니다. 

 

 

 

p.205~206 수동 공격성에 대처하는 방법 

제가 공감하는 명언 중 하나가 '해로운 친구를 버리는 게 유익한 친구를 얻는 것보다 인생에 더 낫다.'라는 말입니다. 사람은 부정적인 것에 더 깊은 자극을 받고 더 잘, 그리고 오래 기억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뇌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구하려고 그렇게 진화해 왔습니다. 나쁜 경험을 상쇄하려면 3배 이상의 좋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게 뇌과학자들의 주장입니다. 저는 수동 공격성에 이상이 있는 사람의 목표물이 되면서 얻는 나쁜 경험은 10배의 좋은 경험으로도 희석될 수 없다고 느낍니다. 그러므로 되도록 빨리 그런 사람과 자신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고 서둘러 좋은 경험을 하나라도 더 쌓아 나가며 나쁜 경험을 잊어 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들과의 연결 고리가 끊어진다고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들이 정말 좋은 인연이라면 어떻게든 관계는 이어질 테고요.

 

우리는 자꾸만 상대를 변명해 주어야 하는 관계,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게 만드는 관계를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계 속에서 자아가 병들기 시작하면 과감하게 떠날 줄 아는 용기 또한 좋은 관계의 기술입니다. 

 

 

 

 

p.224 인생 사건에 의연하게 대처하기

인생 사건에서 의연하게 대처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상을 지키는 일 또한 중요합니다.

 

그런 상황일수록 밥이 넘어가야 합니다. 제시간에 출근을 하고, 잘 씻고, 어떻게든 잠을 자야 합니다. 비일상적인 사건이 덮쳐와 내 존재를 흔들어도 평소처럼 지키는 일상이 나를 지켜주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인생 사건은 짧은 시간 안에 해결되지 않습니다. 잘 버티며 차근차근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상이 무너지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인생 사건이 진행 중일 때에는 정해진 시간에만 그 일에 대해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일을 위해 정보 수집이나 결정이 필요할 때만 의식 안에 둡니다. 나머지 시간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을 삽니다. 속 깊은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 보면 왜 저렇게 괜찮은 거냐고 의문을 품을 법한 모습으로 지냅니다. 

 

 

 

p.239

친구란 사람의 여러 면 중에서 한두 가지가 마음에 들어서 가까워지는 관계입니다. 그 장점이 꽤 크고 나머지 단점들이 그다지 거슬리지 않을 때 친구 관계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관계가 오래되면 서로 달라지는 가치관 속에서 내가 보는 상대의 모습도 달라집니다. 

 

동물, 아이들, 서비스직 종사자들에게 가혹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괜찮은 사람일 수는 없습니다. 남의 눈을 의식해 안 그런 척할 수도 있는 일이 아니냐 싶겠지만, 알고 보면 최소한의 눈치조차 보지 않는 사람들이 가장 무섭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무리에서 소외되고 기가 약한 친구들을 편하다며 막 대하는 사람들은 내가 약자가 된 상황일 때 가장 잔혹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남인숙의 어른수업
380만 독자의 베스트셀러 작가, 2천만 뷰 유튜브 어른성장학교 남인숙의 심리에세이 “사람들이 진짜 고민하는 문제는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관계 해법이었습니다.” 보통 고민상담이라고 하면, 연애, 진로 문제를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자주, 깊게 고민하는 것은 관계에 관한 것이다. 연애와 직업 문제는 각각 독립된 것이지만, 관계 문제는 인생 전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친구가 한 명도 없는 나, 올해도 축하해 주는 사람 없이 내 생일이 지나가네, 이대로 괜찮을까? 매번 나를 만나러 와주지만 한 번도 지갑을 열지 않는 친구는 대체 무슨 생각이지? 직장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은데 왜 다들 내게 거리를 두는 걸까? 눈치 없단 평가 때문에 뭘 해도 주저하게 된다, 눈치를 키울 수도 있을까? 신작 『남인숙의 어른수업』은 어른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어쩌면 더 어렵고 복잡해진 사람과 사람의 문제에 직면할 때 타인을 배려하면서도 나를 지켜나갈 수 있는 관계 해법을 담고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배워야 할 것은 끝이 없고 그 과정 자체가 삶을 더 나아지게 하더군요. 마치 성장기가 끝난 사람에게도 성장 호르몬이 나오고 그것이 건강과 생기의 원천이 되는 것처럼요.” 작가가 글에 맞게 직접 그린 삽화가 수록되어, 소장의 의미도 커진다.
저자
남인숙
출판
리안북스
출판일
20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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