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실업의 우협을 마주할 때, 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 즉, 평론가와 경제학자, 정치인과 정책 입안자들이 가장 흔하게 보이는 반응은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는 결국 숙련 기술의 문제로, 사람들에게 적합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기만 하면 해결된다. 우리 대다수가 자신의 인적 자본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소득을 얻는다면, 그런 흐림이 마르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이런 통념을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자문 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제이슨 퍼먼이 트위터에 남겼다. "일에는 미래가 있다. ... 그것이 어떤 미래이든, 교육이 도움이 될 것이다. -p213
지난 몇 년 동안, 자동화의 위협에 대응한 정책 제안이 줄을 이었다. 그리고 모든 제안 아래에는 한 가지 원칙이 깔려 있다. '사람들에게 기계가 못하는 일을 잘하게 할 숙련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달리 말해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업무보다 보완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런 조언에 숨은 끈 뜻은 틀에 박힌 일을 이제 그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틀에 박힌 업무, 그러니까 남에게 쉽고 명확하게 설명 가능한 업무는 기계가 벌써 인간을 앞서는 탓에 대체하는 힘이 이미 인간을 밀어내고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을 그런 일로 이끌지 말고, 간호나 돌봄 노동 같은 직종을 수행할 준비를 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달리 말해 현재 성능이 가장 뛰어난 기계조차도 손을 뻗치지 못하는 능력이 필요한 활동에 맞춰 사람들을 가르쳐야 한다. 기계 자체를 만든는 법, 기계를 설계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런 활동도 당장은 기계가 하지 못하는 일이다. 지금은 이런 활동에 초점을 맞추어야 노동자가 기계와 겨뤄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을 것이다. -p216 ~ p217
보편적 기본 소득에 열광하는 반응은 새로운 편이지만 이 발상 자체가 새롭지는 않다. 이 정책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가운데 한 명인 토머스 페인Thomas Paine이다. 1796년에 보편적 기본 소득을 다룬 소논문을 발표한 페인은 서문에서 어느 주교가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은 신이 정한 것이다."라고 설교하는 말을 듣고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묘사한다. 페인이 보기에 이 주장은 완전히 틀린 말이었다. 페인은 신이 불평등을 만들기는커녕 지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할 유산으로 물려줬다고 보았다. 그런데도 주변을 둘러보면 실제로는 얼마 안 되는 지주들만이 그런 유산을 뉴렸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페인은 그런 손실을 보상하도록 해마다 누구에게나 두둑한 현금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늘날로 치면 보편적 기본 소득인 셈이다. 그때부터 이 발상은 다양한 얼굴로 계속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테면 지역 배당금territorial dividend, 보편 수당universal benefit, 시민 소득citizen's income, 시민 급여citizen's wage, 정부 상여금state bonus, 국민 보조금demogrant이 모든 보편적 기본 소득에 해당한다(오늘날 선호하는 이름인 '기본 소득'은 20세기에 등장했다). 그 과정에서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부터 마터 루서 킹Martin Luther King 목사까지 걸출한 인물들이 보편적 기본 소득의 개념을 지지했다.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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