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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 만남/건강 및 심리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4, 완벽주의 자기 괴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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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실수하는 자신에 대해 습관처럼 자책을 한다. 다음에 좀 더 잘하자는 의도로 실수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하는데 쓰인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밤새도록 이불킥을 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남들의 시선이 걱정이 되어 노심초사한다면 이는 자기가치감을 갖지 못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자기비하는 때로 완벽주의로 나타나기도 한다. 바보같이 이런 것도 제대로 못하면 누가 너를 좋아할 수 있겠냐고 하며 자신을 끊임 없이 괴롭히는 것이다. 이런 습관적인 자기학대의 원인은 모두 부모에게서 온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받지 못할 때 부모가 나에게 내뱉은 말을 고스란히 반복하는 것이다.

 

아무리 애써도 부모의 안정과 관심을 받지 못하면, 아이들은 부족한 자신을 감추고 가능한 한 부모의 마음에 들기 위해 점점 더 스스로 가혹하게 몰아세웁니다. 부모가 자신의 행동을 끊임없이 비난하고 무시하고 경멸해도 원망하고 탓하기보다 그럴 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노력합니다... '내가 조금만 더 예뻤더라면, 내가 좀 더 사랑스러웠더라면, 엄마 아빠도 기분이좋아지고 안 그랬을지 몰라,'라고 자신을 탓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갈매나무(p.162)

 

 

 

 

 

 

 

어린아이에게 반복해서 쓸모없는 존재라는 비난을 하고 폭언을 하는 것은 아이의 마음에 큰 상처로 남는다. 부모의 목소리를 자신의 목소리로 받아들여 성인이 된 후에도 끊임엇이 자신을 비하하고 경멸하게 된다. 부지런히 일하면서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성장과정에서 부모가 전달한 온갖 부정적인 메시지를 고스란히 내것으로 받아들인 탓이다. 이는 남들에게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는 극단적인 상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뭔가를 시도해 보려 하지만,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것이 두려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로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우울과 불안 뒤에 숨은 내면의 완벽주의가 하는 말에 귀기울일수록 결국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마음 한편에선 뭔가를 시도해 보려 하지만,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그냥 지금 상태로 있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교묘하게 자신을 보호하는 셈입니다.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것, 부족하다는 비난을 듣는 것,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거절당하는 것, 부족한 결과를 내서 망신을 당하는 것과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죠. 이것이 사실 완벽주의가 의도하는 바입니다. 제대로 완벽하게 해낼 것이 아니면 아예 시도조차 못 하도록 막아 수치심을 느낄 일이 없도록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방패인 것입니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갈매나무(p.171)

 

 

 

 

 

 

 

의욕을 보이다가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까봐 두려움이 앞선다. 잘하지 못해서 비난을 받는 것이 두렵고, 부족한 자신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완벽주의자는 상황에서 도망을 친다. 그럴듯한 핑계를 대고는 제안을 거절한다. 모두 자기가치감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어린시절에 아무리 노력해도 관심과 칭찬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때 길들여진 습관이다. 이 또한 부모탓이다. 실수하지 않고 완벽해지면 부모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믿도록 아이를 함부로 대하고 비하한 탓이다. 

 

 

어린 시절 아무리 노력해도 칭찬과 관심이 돌아오지 않고 부모가 내가 원하는 다정함을 보여주기는커녕 예측할 수 없이 화를 내며 나를 비난하고 함부로 대할 때, 아이의 내면에서는 자신이 그런 푸대접을 받아도 싼 존재라고 스스로 탓하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자신이 부족하고 잘못되었다는 그 수치심을 이겨내고 보상받기 위해 완벽해지려 애쓰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실수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면 다시는 창피당하지 않을 거야. 만일 좀 더 노력해서 똑똑해지면 결국 나를 인정하고 칭찬해 줄 거야. 그러면 나도 사랑받을 수 있어.'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런 필사적인 시도 이면에는 '나는 사실 부족해. 남들이 내 진짜 모습을 알면 실망할 거야.'라는 자기 비난이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더 나은 아이가 되고자 아무리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쳐도 반복되는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자신에 대한 수치심과 완벽주의는 한 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갈매나무(p.172~173)

 

 

완벽주의로 고통받고 있다면 이제는 자신을 다독여줘야 할 때다. 더 열심히 하라고, 완벽하게 해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이제는 괜찮다고. 이제는 그때와는 다르다고 자신에게 말해줘야 한다.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해줘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나는 어린아이가 아니라고 말해줘야 한다. 더 이상 자신에게 완벽을 요구하며 자신을 학대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김준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홍승은 작가 추천! “모든 것을 묻어두고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상처받은 어린 시절의 고통이 그냥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세월은 아물지 못한 고통을 은폐하고, 더 깊은 상처를 만들어냅니다. 이제는 당신이 이 문제를 회피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실 고통에서 벗어나 온전하게 안정감을 느끼고, 또 성장하고 싶어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저자
배재현
출판
갈매나무
출판일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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