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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 만남/건강 및 심리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2 , 남 눈치 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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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가끔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아이를 만날 때가 있다.

애어른인 아이를 보며 안쓰러운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맘껏 철없이 행동할 수 없는 아이의 태도 이면의 일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의 욕구와 정서적인 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조금 더 받고자 아이는 부모가 바라는 대로 자신을 맞춘다. 

부모의 욕구를 살피고 그에 맞추려는 노력을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자신의 욕구는 묻어두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맞추는 부분만 발달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여 무기력감에 시달리게 된다. 

 

 

정신과 의사 도널드 위니콕(Donald Winnicott)은 '거짓 자아(False Self)'라는 개념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는 아이가 부모와 상호작용하며 아이다움과 자신의 고유한 자아를 발달시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눈치를 살피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애쓰는 자아의 부분을 더 발달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떄 아이는 가족 내에서 부모를 만족시키는 역할을 통해서만 자기의 안정감과 존재감을 느낍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충실할수록 건강하고 독립적인 나만의 자아를 발달시키는 일은 당연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에게서 다정함이나 친밀감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친구나 주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고 지지해 줄 때 마음 한편에서는 이것을 잘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뭔가를 제공하거나 기쁘게 해주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랑을 받으려면 상대방을 우선순위에 두고 그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것이죠.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갈매나무(p.98~100)

 

 

 

 

정서적 방치와 학대의 흔적

심리학자 린지 깁슨(Lindsay Gibson)은 부모가 자녀의 정서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을 때 자녀가 경험했을 법한 고통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º  부모가 내 말에 귀 기울여 준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º  부모의 기분이 집안 전체에 영향을 미쳤고 내 기분도 부모님의 기분에 좌지우지되었다.
º  부모는 내 감정을 잘 알아차리거나 반응을 보인 적이 별로 없다.
º  부모에게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느꼈고 표현할 수가 없었다.
º  부모가 말하지 않아도 부모의 기대를 알고 맞춰야 한다고 느꼈다.
º  부모를 기쁘게 하려 노력했지만 그건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º  부모가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 내가 부모를 이해하려고 더 많이 노력했다. 
º  부모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솔직하게 의사소통하는 게 힘들거나 불가능했다.
º  부모는 우리가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하고 거기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º  부모는 내 의견을 무시하고 나를 함부로 대했다. 
º  부모는 늘 내가 예민하고 유별나다고 말했다. 
º  부모는 형제자매간에 잘 지내도록 신경 써주지 않았고 한 자녀를 두드러지게 편애했다. 
º  나는 죄책감과 수치심을 자주 느꼈고 종종 내가 어리석고 나쁜 아이라고 생각했다. 
º  갈등이 생겼을 때 부모는 사과하거나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갈매나무(p.100~101)

 

 

정서적 학대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희 볼 수 있는 부모의 반응이 정서적 학대에 속할 수 있다.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에게 최선의 것을 해주려는 부모가 아이를 학대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좋은 교육 시설과 좋은 학교에 보내어 아이의 삶의 질을 높여 주려고 하는 부모들은 많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말과 행동이 아이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직업을 갖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도록 지지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인생이 쓰레기통이 되지 않도록 정서적으로 보살펴 주는 부모가 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아이의 아픔을 공감해주고, 보듬어주고, 살펴주는 부모가 아이의 인생의 질을 높이는데 훨씬 큰 도움이 된다.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학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아이를 더 사랑해주는 것이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김준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홍승은 작가 추천! “모든 것을 묻어두고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상처받은 어린 시절의 고통이 그냥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세월은 아물지 못한 고통을 은폐하고, 더 깊은 상처를 만들어냅니다. 이제는 당신이 이 문제를 회피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실 고통에서 벗어나 온전하게 안정감을 느끼고, 또 성장하고 싶어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저자
배재현
출판
갈매나무
출판일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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