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하면 N서울 타워, 벚꽃, 케이블카가 연상된다. 최근에는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서울의 경치를 감상하며 남산이 주는 아름다움에 탄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산이 조선 시대부터 현대에 까지 이르는 역사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는 못했다. 벚꽃 구경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장소, 도심 속 쉼의 공간, 서울을 바라볼 수 있는 N서울타워가 있는 장소로만 인식했던 남산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동화약품 회장 윤도준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남산을 가까이하고, 노년에 이른 현재에도 남산을 자주 오른다. 남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여 남산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도 알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을 읽다 보면, 과거 조선시대 선비들이 살던 정감 어린 남산의 풍경부터 일제 강점기에 숱한 시련을 겪은 남산의 모습이 그려진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바라보는 남산과 과거의 조상들이 바라본 남산이 어땠을까를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남산은 매우 흥미진진한 장소가 된다.
충무로, 을지로, 진고개 등 지명의 유래부터 남산 '딸깍발이' 선비들 이야기를 읽을 때는 남산에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고 신기하기만 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침략 계획에 따라 변해산 남산의 모습을 읽을 때는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저자는 남산의 역사를 통해 우리 앞에 놓인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남산에서 일어난 과거의 사건을 돌아봄으로써 과거의 아픔과 실수를 답습하지 않는 지혜를 얻기를 바라는 것이다.
애국가에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라는 가사가 나온다. 사실 남산에는 소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남산 소나무는 일제에 의해 대대적으로 벌목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남산 일대에 일제를 위한 공공시설을 지었기 때문이란다. 남산 소나무의 시련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6·25 전쟁 이후에는 각종 건물과 시설을 짓기 위해 소나무 벌채가 자행되었고, 서울로 올라온 사람들이 집을 짓고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소나무를 잘라냈다고 한다. 그로 인해 남산은 민둥산이 되고 말았단다.
저자는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힘든 시기를 보낸 우리 정부가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는 공간을 남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나라의 상황이 조금 더 좋아졌을 때에도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을 만들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한다.
해방과 전쟁으로 갑작스레 월남민 등이 몰려들어 해방촌도 생기고, 역사적 의미를 따질 겨를도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1990년대에 국가안전기획부가 남산에서 나갈 무렵은 대한민국의 형편이 조금은 좋아졌을 때인데 그 시점에도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 하나를 제대로 만들 생각을 안 했다는 점은 무척 아쉽습니다.
역사적 의미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저자의 안타까운 마음에 공감한다.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이야기해주지 않는 남산의 근사한 모습 뒤에는 변화무쌍한 역사가 숨어 있다. 현재의 남산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장소이지만, 과거를 기억하고 더 나은 남산의 미래 모습이 되기를 기대하는 저자의 진심이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º 지은이 : 윤도준
º 제목 : 푸른 눈썹 같은 봉우리, 아름다운 남산
º 출판사 : (주)일조각
º 1판 1쇄 펴낸 날 : 2022. 9.15
º 1판 1쇄 펴낸 날 : 2022. 11.15
º 페이지 : 총 223면
- 저자
- 윤도준
- 출판
- 일조각
- 출판일
-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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