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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 만남/독서 및 교육

책후기 / 어른의 문해력 (2022) _ 제대로 읽고 쓰는 방법, 더 나은 삶으로 가는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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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김선영

● 제목 : 어른의 문해력
● 출판사 :  (주)백도씨
● 출간 연도 : 2022. 5.
● 페이지 : 총239

 

 

 

김선영 작가는 교양 프로그램 방송작가로 13년간 글을 썼다. 현재는 '글밥' 이라는 이름의 글쓰기 코치로 활약하며 글쓰기 모임과 독서 모임에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그러던 중 그녀는 생각지 못한 문제에 봉착한다.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 인문학이나 역사 관련 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발전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튼튼한 문해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는 운동 초보자가 전문가에게 PT를 받아 감을 잡듯이, 문해력도 PT를 통해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뜬 구름 잡듯이 막연하게 많이 읽고 많이 쓰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섯 단계로 구성된 문해력 향상 훈련과정을 제시한다. 1단계로는 문해력 체급 파악, 2단계부터 4단계는 어휘 근육, 독서 근육, 구성 근육 집중 훈련, 5단계는 모든 PT를 마친 후 문해력 체급을 확인해보는 문해력 체력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해석하는 힘, 나아가 문장 속에 숨어 있는 맥락을 찾아내고 내 글로 확장하는 능력(p.5)'이다. 문해력이 중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학생은 공부가 직업이기에 당연히 문해력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어른에게도 문해력을 높이는 일이 중요한 일일까?

 

 

 

읽기가 서툴러 유익한 정보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면 생각의 수준은 늘 그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배움과 통찰이 있어야 스스로가 성장하고 글도 발전합니다. 글쓰기가 먼저냐, 문해력이 먼저냐 따질 것 없이 이 과정은 순환합니다. 글을 쓰며 다시 한번 내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반드시 더 나은 읽을거리를 찾아 떠나게 되니까요.

쓰기와 읽기, 두 근육은 함께 자라야 합니다. 글쓰기 근육은 꾸준히 써야 생기고, 문해력 근육은 꾸준히 읽어야 생깁니다. 모두 시간이 걸리는 일이에요. 끈기를 가지고 해나가야 합니다.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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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업무 메시지를 읽어도 무엇을 하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곤혹스러운 적이 있다. 메시지 내용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아 일부 업무만 처리하거나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곤 했다. 문서를 읽을 때에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몇 번씩 다시 보아야 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업무 처리가 힘들어지니 매사에 자신이 없어지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힘이 들었다. 문해력이 문제였다. 저하된 문해력은 쉽게 향상되지 않았다. 읽는 것이 두려우니 더 읽지 않아 문해력 저해는 더 심각해졌다. 심지어 영화 자막을 읽는 것조자 힘들어졌다.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은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양의 정보를 받아들여 처리한다. 집중력과 효율성이 높으니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정보를 흡수한다. 수많은 정보 중 나에게 유익한 것을 쉽게 가려낸다. 읽은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여 실생활에 활용한다. 문해력이 성장 동력이 된다. 문해력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생활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크게 벌어진다.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성장 동력이 되게 해주는 문해력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어떻게 문해력을 높일 수 있을까? 어휘력, 독서력, 구성력 연습으로 구성된 문해력 PT를 일주일에 세 번만 차근차근 해나가면 된다. 그 전에 먼저 할 일이 있다. 자신의 문해력 체급을 파악한다. 체급 파악이 끝나면 어휘력 분야를 가장 먼저 시작한다. 어휘력이 좋아야 집중력을 유지하며 책을 읽어낼 수 있다. 단어 스무고개, 유의어와 반의어로 문장 짓기, 모르는 단어의 앞뒤 살피기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이 방법들은 영어공부법을 연상시킨다. 영어 단어를 학습할 때도 새로운 영어 단어를 이용해 문장을 작성해 보고 파생어를 함께 기억할 것을 권한다. 언어 공부란 일맥상통하는 것이구나.

 

 

제안된 방법 중에서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어 스무고개였다. 이를테면 '역사'라는 단어를 선택하여 스스로 스무고개 문제를 내어보는 것이다. 역사의 단어 뜻을 정확히 아는 것은 기본이고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지 제대로 알아야 문제를 낼 수 있다. 잘 아는 단어라고 생각했지만 문제를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평소 관심을 갖고 자주 문제를 내본다면 문해력 향상에 사용할 연장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문해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효과적으로 책을 읽는 방법이다. 

 

독전감, 낭독, 질문하며 읽기, 한 줄로 요약하며 읽기, 배경지식 연결하여 읽기, 멈추어가며 읽기 등의 방법이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어 도움을 준다. 이 중에서 낯선 개념인 독전감은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꼼꼼하게 책 표지와 책 날개, 목차를 보며 읽을 내용을 예상하고 느낌을 써보는 활동이다. 독서를 하며 집중하고 필요한 부분을 효과적으로 선별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도움을 준다.

 

 

궁금한 것을 파고드는 태도를 기를 수 있는 독서 방법은 질문하며 읽기이다. 질문의 유형은 크게 사실, 생각, 적용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책 내용의 객관적 사실을 확인하는 질문, 책 속 상황(사건)이나 인물, 저자에게 하고 싶은 질문 등 생각을 묻는 질문, 책 내용을 내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지 사색하는 질문을 작성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찾으며 책을 읽는 것이다. 질문하며 읽기가 익숙하지 않다면 노트를 옆에 두고 질문을 만들고 답을 작성하며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이런 식의 책 읽기는 깊이 읽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도록 돕는다. 책을 읽고 남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한다.

 

 

멈추어가며 읽는 것은 '뜻을 새겨가며 읽는 정독, 천천히 곱씹어가며 익는 만독(p.145)'에 해당한다. 주인공이라고 가정하고 감정이입을 하여 읽거나 필사를 해볼 수도 있다. 시집 한 권을 읽고 느낀 점을 써볼 수도 있다. 책 읽기의 과정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책을 한 달에 열 권씩 읽고 나도 남는 게 없어서 책 읽는 것을 멈춘 적이 있다. 남보다 빨리 읽지만 남들만큼 기억하지 못했다. 멈춘 채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니 문해력이 낮아져서 애를 먹었다. 읽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어렵게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그 책을 오래오래 읽었다. 감동적이거나 기억에 남는 부분을 오래오래 곱씹었다. 한 권을 끝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내용도 기억에 오래 남았다. 그 경험을 통해 멈추어가며 읽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모든 책을 그렇게 읽을 필요는 없다. 읽은 책의 권수가 많지 않아도 괜찮다. 좋은 책은 그냥 오래오래 멈추어가며 읽을 작정이다.

 

 

 

 

구성이란 글의 순서이고 얼개이며 배치입니다. 힘을 주거나 오히려 빼야 하는 부분은 어디인지, 짧게 치고 넘어갈지 친절하게 풀어줄지, 설명을 할지 묘사를 할지 아니면 대화체로 풀지 이 모든 계산은 구성력에서 나옵니다.  (중략)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을 바지런히 찾아 읽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보다 잘 살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죠. 충격적인 발표를 하나 하겠습니다.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을 쌓는다고 지금보다 현실이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여태 책을 많이 읽으라더니 뒤통수를 때린다고요? 삶이 바뀌길 바란다면 전제가 필요합니다. 책 내용을 받아들이고 끝낼 것이 아니라,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새롭게 얻은 관점을 삶 속까지 끌고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려면 구성 능력이 필요하고요. 
(p.154~155)

 

 

 

작가는 구성력을 키우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주제 추출해서 내 관점으로 다시 써보기, 어려운 문단 재구성하기, 맥락에 맞게 이어 쓰기, 문장 구조 베껴 쓰기, 형식을 바꿔 재구성하기, 서로 관련 없는 내용 연결하기 등이다. 문장 하나하나가 아니라, 거시적 안목으로 전체 내용을 볼 것을 권한다. 문장 구조를 정해 놓고 다른 표현을 집어 넣는 연습을 함으로써 다양한 문장 구조를 익힐 수 있다. 잘 읽히지 않는 어색한 문단을 재구성하여  읽기 쉬운 글을 만드는 연습은 매끄러운 글을 만드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작가는 구성력글의 전체 얼개를 짜고, 강약을 주거나 생략할 부분을 결정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구성력을 기른다면 책을 통해 얻은 새로운 관점을 삶에 적용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작가는 구성력을 기르는 것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현실에 적용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중간 내용이 생략된 것이다. '서로 관련 없는 내용 연결하기' 연습을 이 부분에서 하라는 것일까?

 

 

책을 읽고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킬 능력을 가진 사람은 능동적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유용한 사실을 찾아낸다. 있는 그대로의 지식이 아니라 변형하여 현실에 적용시킨다. 이것이 구성력이다. 지식과 현실이 별개라면 아무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달라진 삶을 살기 위해서는 새로 알게 된 것을 삶 속에 적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구성력은 사고의 유연성을 가져다 주어 삶의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니 구성력을 갖기 위한 훈련을 게을리하지 말자. 생략된 부분에 자신만의 생각을 채워보는 연습을 꾸준히 하자.

 

 

 

 

 

문해력은 복리와 같다. 문해력을 높일수록 세상에 대한 이해는 점점 커진다. 문해력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책만 읽는다고 문해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한 달에 책을 열 권, 스무 권을 읽어도 문해력이 향상되기는커녕 남는 게 없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작가는 어려운 말로 장황하게 책 잘 읽는 법을 늘어놓지 않는다. 어휘, 책 읽기, 글쓰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친절하게 문해력 PT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차근차근 문해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8주간의 문해력 PT에 동참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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