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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나라 이웃 나라 4 영국 _ 영국 왕은 왜 정치에 관여하지 않게 된 걸까?

매일 성장 중 2025. 2.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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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나라 이웃 나라 4 영국> 이원복

 

 

 

 

영국이라는 말을 들으면 여왕과 왕궁의 모습이 떠오른다. 상상의 세계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왕족의 모습이 동화책에서 방금 빠져나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동화를 보듯이 매일매일 영국 왕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영국. 언제부터 영국은 왕과 수상이 나뉘어진 걸까?

 

대부분의 나라에는 왕이 없다. 어떻게 영국의 왕은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 있으면서 절대 권력을 내려 놓게 되었을까? 이는 섬나라라는 지리적 특성과 영국의 역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출처 - Pexels

 

 

 

영국은 유럽 대륙의 다른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다.

덕분에 다른 나라와 국경 싸움을 할 강력한 육군을 육성할 필요가 없었다. 강력한 군대를 육성하는 대신에 다른 곳에 힘을 쏟을 수 있었기에 나라를 발전시키고 식민지를 개척할 여력이 있었다.

 

게다가 강력한 육군이 없으니 영국 왕은 힘이 강하지 않았다. 막대한 재산과 개인 군대를 거느린 귀족들과 신하들을 굴복시킬 힘이 없었다. 국왕의 힘이 약하니 귀족들은 왕에게 더 많은 권리를 요구했다. 한 사람인 왕에게서 여러 사람에게로 권력이 나눌 것을 요청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왕이 그러하듯이 영국의 왕들도 절대 권력을 갖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어떤 시대에는 절대 왕권을 행사했지만 현명한 왕의 지배로 나라가 번영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전 마그나 카르타의 승인을 받아낸 영국 귀족들은 자유와 권리를 갖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기회가 될 때마다 왕에게 의회를 소집하고 자유와 권리를 나누어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요구를 수용한 왕도 있었고, 철저히 거부하다가 할 수 없이 허락한 왕도 있었다.

 

 

 

출처 - Pexels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영국 국민은 오랜 시간 동안 노력했다.

 

 

영국 왕들이 절대 권력을 처음부터 내려놓은 것은 아니었다.

왕의 세력은 세금을 거두는데서 나온다. 영국의 귀족 대신들은 왕의 세력을 줄이기 위해, 왕에게서 세금을 거둘 권리를 제한하는  '마그나 카르타(대헌정)'를 승인하도록 여러 차례 종용했다.

 

1215년 7월 15일에 존 왕이 마침내 승인을 하여 왕의 권력은 줄어들고 귀족, 대신, 국민 대표들의 세력은 강화되었다. 이것이 나중에 '의회'의 바탕이 되었고 개인의 권리를 법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시발점이 되기는 하였지만 이 때부터 민주주의가 실행되지는 않았다.

왕과 귀족 대신들의 세력 싸움은 팽팽하게 이어졌고, 백년 전쟁, 장미 전쟁 등을 통해 절대 왕정의 시대를 지나 일련의 역사적인 사건을 거친 뒤에도 절대 권력을 유지하려는 왕들의 노력은 계속 되었다.

 

올리버 크롬웰이 등장하여 스코틀랜드와 결탁하여 잉글랜드를 치려는 찰스 1세를 처형하는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찰스 1세의 처형 후 올리버 크롬웰의 지나친 청교도 생활을 강조하는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은 다시 국왕을 추대했다. 후사없이 사망하는 왕의 뒤를 평화적으로 계승할 수 있도록 왕위계승률도 만들어졌다. 왕위계승률에 의거하여 도이칠란트의 조지 하노버 공이 왕이 됨으로써 '하노버' 왕가가 이루어졌다.

 

1714년에 왕이 된 조지 1세는 영국의 피가 섞이기는 했으나 도이칠란트 사람으로 영어를 전혀 몰랐고 함께 온 신하들도 마찬가지였다.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기에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의회에 넘겼다. 이로 인해 수상과 장관들로 이루어진 내각이 영국 정치를 책임지게 되었다.

 

'국왕은 군림하나 지배하지는 않는다'는 기초가 세워졌다. 나라의 대권이 국왕에게서 의회로 넘어가게 되어 민주주의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만들어냈다. 

 

 

 

 

출처 - Pesels

 

 

 

영국 왕이 처음부터 절대 권력을 내려 놓은 것은 아니었다.

500여 년동안 왕과 의회가 치열하게 싸워 대권을 의회가 넘겨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영국은 오랜 세월을 통해 천천히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리고 발전시켰다. 그 과정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으나 프랑스처럼 혁명을 통해 급진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었다.

 

왕에게서 약속 받은 것을 계속 확인하고 조금씩 자신의 권리를 주장해온 결과였다. 이는 전통에 뿌리를 두고 조금씩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영국인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의 피를 흘리지 않고 민주주의를 이루고 나라의 어른이자 친근한 벗인 국왕의 존재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라마다 역사적 상황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각기 다른 그 나라만의 문화적 특성이 창조되므로 한 나라의 상황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다수의 권리를 주장한 영국의 역사는 급진적인 개혁만이 해결의 열쇠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먼나라 이웃나라 4: 영국
이원복 교수와 함께 떠나는 세계 역사 여행『먼나라 이웃나라. 4: 영국』. 보다 화려해진 그림, 1만 2,000컷을 완전히 새로 그린 스테디셀러《먼나라 이웃나라》의 전면개정판이다. 최신의 세계 판도를 생생하게 담아 더욱 풍성해진 세계사를 만날 수 있으며, 사건과 인물을 둘러싼 배경과 진실을 한층 깊고 넓게 해석했다. 또한 저자 특유의 재치있는 문체로 딱딱한 역사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책에서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 제국의 세계로
저자
이원복
출판
김영사
출판일
201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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