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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3, 인간관계 눈치

매일 성장 중 2024. 6.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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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렵다.

어떤 날은 사람들과의 관계맺기를 잘해나가는 것 같다.  때로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섬에서 사는 것 같은 외로움을 느낀다. 다른 사람의 싸늘한 반응이 모두 내탓인 것 같아서 불편하다. 혹은 내가 너무 많은 말을 하거나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나에게 싫증을 내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도와주고 싶어서 다가갔는데 나를 귀찮아하기도 한다. 그런 반응들이 쌓이다 보면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상대방이 나를 불편해하지 않고 귀찮아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마음이 내내 불편하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자신을 챙기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잘 지내는 것 같다. 나만 이런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나치게 눈치를 보는 것어린 시절 정서적으로 충분히 공감과 지지를 받은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타인과 함께할 때 적응하기 위해 발달시킨 생존 전략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이는 그들 나름으로 사람들과 연결되고 인정받고자 애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타인과 교류하고 공감하기보다는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볼지 늘 예민하게 신경 쓰는 것이기도 합니다. 눈치가 있다면 당연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도움이 되지만, 과도하게 눈치를 본다면 쉽게 지치고 힘들 뿐입니다.



어린 시절 엄마와의 관계에서 정서적 연결감이 부족하고 적절한 공감을 받아본 경험이 부족하면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엄마와의 연결을 시도하고 엄마의 감정에 자신을 맞추려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나에게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반응이 일관되지 않아 예측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는 부모의 감정과 요구를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자신을 안전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감정에 맞추려 노력하다 보면 정작 아이는 자신의 내면 경험을 무시하고 회피하게 됩니다. 아이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들여다보고 표현하는 데 써야 할 에너지를 외부의 대상인 부모를 살피는 데 쓰는 것입니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갈매나무(p.125~129)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내 감정과 욕구를 무시하는 인간관계는 건강하지 못한 관계다. 이것은 부모가 나를 제대로 감정적으로 공감해주지 못한 탓이다. 부모가 제대로 정서적으로 돌봐주지 않았기에 어린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부모의 눈치를 살펴야만 했던 것이다. 이것은 아이에게 독으로 작용한다. 부모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된다. 자신의 감정, 욕구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다. 상대의 반응에 따라 나의 존재감이 좌지우지된다. 자신의 욕구는 눌러둔 채 다른 사람의 욕구에 맞춰주며 상대방이 나를 싫증낼까봐 두려워한다. 

 

 

인간관계는 일방통행이 아니다. 서로 소통하고 의견이 다를 때는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눈치를 보며 맞춰주면 일시적으로는 관계가 잘 유지되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눈치를 보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읽고 공감하는 것이 어렵다.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차리는 것이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공감하는 것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사회생활 속 여러 상황에서 적절한 눈치가 발달하려면 우선 상황에 반응하는 나의 마음도 알아차려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타인의 반응도 잘 살펴 상황에 적절한 반응을 하는 것이죠. 거절당하거나 관계가 불편해지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며 긴장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배려할지 아니면 내 마음을 표현하고 내 생각을 주장해도 좋을지 상황에 맞게 적절한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배재현, 갈매나무(p.133)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상태를 먼저 두고 나를 나중으로 미뤄놓았다면 이제는 바꿔야 한다.

이것은 이기적으로 내 생각과 욕구를 내세워 주장하는 것과는 다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되, 나의 감정과 욕구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일을 먼저 하라는 것이다. 서로 의견이 다르면 대화를 통해 조율을 하거나, 아니면 각자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도 있다. 불편한 관계를 초래할까봐 두려워하며 내 생각과 감정은 무시하는 일은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 조금씩 용기를 내자.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보자. 이를테면 모두가 아이스커피를 마신다고 말할 때, 나는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표현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말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남들과 다를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주 조금씩 서서히 자신을 표현하는 용기를 내보자.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김준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홍승은 작가 추천! “모든 것을 묻어두고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상처받은 어린 시절의 고통이 그냥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세월은 아물지 못한 고통을 은폐하고, 더 깊은 상처를 만들어냅니다. 이제는 당신이 이 문제를 회피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실 고통에서 벗어나 온전하게 안정감을 느끼고, 또 성장하고 싶어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저자
배재현
출판
갈매나무
출판일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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