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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후기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지혜를 배우다

매일 성장 중 2024. 1. 3.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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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품정리사가 알려주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 ♥

1. 삶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정리를 습관화하세요.
2. 직접 하기 힘든 말이 있다면 글로 적어보세요.
3. 중요한 물건은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세요.
4. 가족들에게 병을 숨기지 마세요.
5. 가진 것들은 충분히 사용하세요.
6. 누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사세요.
7.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기세요.   

 

 

정리를 습관화하세요.

가진 것들은 충분히 사용하세요.

자신을 위한 삶을 사세요.

 

 

요즘 내가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항목이다.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할 때,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를 때, 삶의 본질보다는 의무감에 시달릴 때.

이 모든 순간에 나는 위 세 가지 항목을 실천하지 못한다.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눈 앞에 있는 급한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삶은 영원하지 않다.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

 

언젠가 나도,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도, 내가 미워하는 누군가도 모두 떠난다.

현실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

중요해 보이지 않을지라도 현재 맛볼 수 있는 행복을 충분히 느껴보는 것.

그것이 우리가 떠날지라도 후회하지 않을 일일지도 모른다.

 

죽음 앞에서 나는 무엇을 아쉬워할까?

내가 죽은 뒤에는 무엇이 남을까?

 

올해에는 조금 더 많이 정리해 보려 한다.

많은 물건이 기쁨을 주지 않는다.

가려낼 거다.

나에게 중요한 것,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가려낼 거다.

내 주변과 내 마음을 정리하고 아주 소중한 것만 남길 거다.

그래야 내 삶이 좀 더 홀가분해질 것 같다.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지 않을 거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지혜를 배울 거다.

 

 

 

 

 

 

 

 

 

 

할아버지는 혼잣말처럼 조용히 말하고는 돌아서서 나가셨다.
"내가 그래도 된다고 했어." (p.52)

 

 

자신으로 인해 자녀들이 힘들까봐 혼자 집을 얻어 살다가 돌아가신 할머니는 집주인 할아버지에게 '나 여기서 죽어도 돼요?'라고 물으셨다. 할아버지는 그래도 된다고 별뜻없이 허락을 하셨다.

 

동병상련이라고 하던가?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입장을 이해하셨던 것이다.

그래서 도배랑 장판도 다시 해놓겠다는 할머니의 자녀에게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그래도 된다고 했다고.

 

상대방의 마음에 공감할 줄 아시는 할아버지의 넉넉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오직 그 나이가 되어 본 사람들만이 아는 공감의 순간.

나는 얼만큼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나는 나이 만큼 관대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 걸까?

 

이해타산하지 않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다.

나도 나이들면 들수록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내 마음의 넓이와 깊이를 넓혀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수일간 비어 있던 터라 온기가 없는 반지하 집이었다. 그런데 들어서는 순간 무언가 밝고 따사로운 느낌이 들었다. 방은 깨끗하고 집은 단출했다. 가전제품도 세탁기와 냉장고가 전부였다. 그러나 책장에는 성경 책과 종교 서적들이 꽤 빼곡했고, 책상 대용인 듯한 밥상 위에도 공책, 돋보기안경이 놓여 있었따. 서랍장 위에는 종이로 곱게 접은 컵받침이며 장미, 백조 같은 작품들이 단정하게 진열돼 있었다.

폐지를 수집하시던 할머니였다. 녹록치 않은 일상 속에서도 틈틈이 성경을 필사하고 복지관에 다니며 종이 접기를 배우신 모양이었다. 돋보기안경에 의지해 한 글자 한 글자 성경을 옮겨 쓰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졌다. 종이가 컵받침이 되고 백조가 될 때마다 스스로 놀랍고 기뻐서 잘 보이는 곳에 나란히 줄 세워놓는 모습도 마치 직접 본 것처럼 머릿속에 떠올랐다. 

고인은 지병이 악화되어 병원을 찾았고, 입원해서 치료를 받다가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자신의 죽음을 예상했던 것일까.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그저 '나 죽으면 쓸 만한 물건은 가져가라'가 아니라 세탁기는 친구, 냉장고는 폐지 할아버지, 소형 가전이랑 겨울옷은 옆집 할머니, 구체적으로 정해 일러놓고 가셨다.
할머니는 그렇게 내일을 준비했다. 연락 없는 자식들이며 풍족하지 못한 생활에 낙심하고 지나간 날들을 후회하는 대신, 새벽같이 일어나 폐지를 줍고 저녁이면 성경을 필사하고 가끔 복지관에 나가 종이 접기를 배우면서 오늘을 열심히 살고 미련 없는 내일을 준비했다. (p.95~97)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힘이 난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전해진다.

원망이 많은 사람 옆에 있으면 힘들다. 성실하고 진지하게 살고 있지만 불평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때로는 너무 성실하고 책임감 넘치게 산다. 그러다가 삶의 무게에 지쳐버리곤 한다.

 

삶을 조금 더 가볍게 살아 보자.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것을해 보자.

기분 좋은 에너지로 내 삶을 채워 보자.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일들은 삶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삶의 무게를 깃털처럼 가볍게 만들어 보자.

가끔은 하기 싫은 일은 과감하게 생략해도 좋다.

그렇게 해도 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무겁다.

그리고 무섭다.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 같다.

 

그러나 실은......

누구에게나 가까운 단어다.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지 말자.

언제 떠나도 좋을 만큼 내 삶을 단촐하게 만들어 두자.

불필요한 것을 정리하고, 좋은 것은 다른 사람에게 줄줄도 알자.

나와 다른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갖자.

 

떠난 뒤에도 모두가 홀가분해질 수 있도록.

모두가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25년 동안 1000번이 훌쩍 넘는 죽음을 마주했건만 아직도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한 고인과 만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말하는 유품정리사 김새별. 삶과 죽음의 한가운데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는 전애원. 그들이 길어올린 우리 이웃의 마지막 순간들을 모아 펴낸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통해 소개되어 죽음에 대한 의미와 고찰을 전하기도 한 이 책은 서로의 표정과 마음을 숨긴 채 살아가는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따듯한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저자
김새별, 전애원
출판
청림출판
출판일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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